성매매경험 당사자 여성구술

수원여성인권돋음 활동가 구술 ****

<aside> 🗣 수원에서 태어나 살아온 자매로 세류동에서 살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최근 폐쇄된 집결지 공간에 새롭게 생겨나는 곳들을 방문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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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왜 저기 서 있을까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막 놀러 다닐 때 거기를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오후 시간대였던 것 같아요. 문이 열려 있었는데 남자분들이 안에 있고 그냥 그 언니들로 추정되는 분들이 안에 같이 있길래, ‘왜 저렇게 좁은 데 같이 있지’ 해서 이렇게 보면서 지나갔는데 그 남자분들이 저보고 가라고 니네가 올 곳이 아니라고. 이렇게 덩치 있으신 분들이 빨리 가라 그래서 그냥 우리는 길을 지나가는 건데 왜 그러지, 그때는 오후시간에 갔으니까 불이 안 켜져 있었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왜 지나갔는데 뭐라고 하지...그때도 약간 느꼈던 거는 여기 되게 음침하다 무섭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 이런 생각. 근데 친구들이랑 아무렇지 않게 거기에 지나갔어. 모르고 그냥 그 골목을 들어갔는데 다 문이 닫혀 있고 뭐랄까 베란다 같이 생긴 그런 미닫이 유리 그런 게 있길래, 왜 난 당연히 어렸을 때 집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왜 안이 다 보이는 집에 살지 이러고.... 내가 고등학교 때 봤을 때는 ‘청소년출입금지지역’ 이런 게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는 그런 게 아예 안 적혀 있었거든요. 초등학교 때니까 2000년대 초반 2003년? 그때가 8살이니까. 표지판이 없었고 그래서 초등학교 때 약간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갔어요. 고등학교에 갔는데도 거기 거리를 계속 지나가야 하는 학교를 다녔으니까 고등학교 때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여자애들은 보통 ‘아니 좀 불쌍하다 여기 있는 사람들 좀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아’ 했었고 근데 남자애들 인식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그런 게 필요하다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자기들도 지나가면서 군인들이 거기를 많이 가는 걸 봤다. 그래서 필요하니까 여태까지 없애지 않고 있는 거 아니겠냐’ 이런 반대되는 의견을 남자애들은 가지고 있었고 여자애들은 그냥 불쌍해 무서워서 못 지나가겠어 그런....궁금했던 거는 내가 왜 저기서 행복하지 않은데 왜 일을 하는 걸까 학생 때는 막연하게 내가 이룰 수 있는 꿈을 이루면 행복하다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근데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저기 닫혀있는 느낌, 왜 저기서 있을까 (노0미)

수원역 근처는 위험한 곳이라고 아예 가지도 못했어요. 어른들에게 차마 물어보지도 못했죠

초등학교 때는 생각해 보면 수원역 자체를 그때는 애경 백화점도 없었고 엄마도 거기 가면 안 돼 위험한 곳이야 해서 택시로만 지나가던 기억이 있어요. 아예 걸어갈 수 없는 장소. 아예 엄마가 범죄가 많아서 거기 갈 수가 없어 가면 안 돼 이래서 뭐가 필요하면 남문시장에만 왔었지 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애경 백화점이 생기고 난 후에 그때부터 이제 수원역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그런 홍등가가 있다는 거는 중학교, 고등학교 이때쯤에 알게 된 것 같고, 어릴 때도 그런 거를 봤더라도 뭔지 몰라서 엄마 아빠한테 질문을 하지 못했고, 그리고 나중에 이게 이상하다라는 거를 스스로 인지했을 때는 물어보지 못했어요. 엄마, 아빠, 선생님 어른들한테 이게 뭐야라고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어서 만약에 물어봤더라도 엄마, 아빠도 그거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를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노0혜)

청소년출입금지 구역이 된 게 고등학교 때였어요. 무서워서 무단횡단해서 길 건너로 다니고 했어요

고등학교 때 지나가면 낮에 두 명씩 해서 거기를 순찰을 계속 돌았던 것 같아. 그러니까 외부인이 오지 못하게 순찰을 돌아온 거 같아요. 나는 그 ‘청소년출입금지’(표기), 그 걸 본게 고등학교 때야 ‘금지구역이구나’ 초등학교 때 갔었는데 ‘나 같은 애들 오지 말라고 저렇게 해놨구나’ 했지. 왜냐하면 모를 수 있으니까 그냥 길을 가는데 그 골목 안쪽은 못 가게 하고 가고 싶지 않은 느낌이 있지만, 지금 푸르지오가 생긴 그 라인은 그냥 길이야. 큰 도로변. 반대편에는 완전 다 그런 판자촌 같은 그런 집이어서 거기 조그만 골목 막 쓰레기도 많고 이래서 거길 지나가는 것보다 거기가 훨씬 편했거든. 근데 그 이후부터는 좀 무서우니까 ‘쓰레기 더미 있는 데로 가서 좀 걸어서 가야지’, ‘길 건너서 가야지’ 그때 신호등도 없어서 그냥 ‘저기 무단횡단해서 가서 걸어가야지. 무섭다’ 이런 생각을 초등학교 때 오지 마 너는 여기 오지 말아야 돼 이렇게 했을 때 무서웠으니까. 그래서 고등학교 때 보니까 이게 원래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 금지구역이었나 잘 모르겠네 해서 봤는데 이렇게 천막 같은 걸 해놨었거든요. 그게 약간 새 거 같았어 그래서 생긴 지 얼마 안 된 거겠지 했죠. 초등학생 때 바닥 표기는 진짜 없었어. 그러고 그때 비포장 도로였던 것 같아.(노0미)


밤에 집결지 주변을 돌며 여자들을 실어나르는 승합차를 봤죠

이제 성인 되고 나서 술 마시러 갔는데 거기 가게가 유가네보다 안쪽에 있었거든 김치찌개집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없어졌어. 거기서 술 먹고 이제 친구들이 담배 피우러 나간다길래 같이 따라 나갔는데 승합차 같은 게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거야. 그래서 “여기 무슨 뭐 행사 있어? 왜 이렇게 많이 와” 사람들이 이랬어. 승합차를 진짜 많이 봤어. 계속 왔다 갔다. 갓 20살때니까 2014년도쯤? 회색 승합차가 집결지 주변을, 수원역 근처에서 항상 돌고 다녔고 수상한 차는 골목을 천천히 갔어. 다 어디를 돌고 거기로 오는 것 같았어. 이렇게 봤는데 다 여자들이 막 내리길래 나는 그 밤 노래방에 있는 도우미 언니들을 실어다 나르는 게 뭔가 있을 건데. 보고 좀 그렇다? (노0미)

추석, 설날, 공휴일에는 여기가 동남아인가 싶을 정도로 외국인이 많았어요

추석 설날 공휴일 이럴 때 버스로 지나간 적 있는데, 7770을 타고 그쪽을 많이 지나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엄청나게 바글바글하게 많은 걸 봤고 근데 거기에 한국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 왜냐하면 타지역에 와서 노동을 하거나 그런 아저씨들도 있을 거고. 외국인 노동자들도 있을 거고 다양한 인종이 있어서 여기는 동남아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많아 가지고 좀 충격을 먹었어요. 그래서 여기에 수원에 사는 남자들 이 근방의 남자들은 다 여기를 한 번이라도 출입을 한 것인가 군인이면 꼭 한 번씩 의례적으로 가는 것인가 (노0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