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술기록

수원여성인권돋음 활동가 구술 ****

진작 철거되었음 더 빨리 인간답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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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어떤 곳이였나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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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곳에서 오래 있었어

무서웠지. 지옥 같은 곳에서 오래 있었어. 인간 사는 곳이 아니지. 벌레는 드글드글하고. 10년 넘게 보일러도 제대로 틀어주지 않아서 나중에는 히터를 하나씩 본인들(여성)이 사서 몰래 틀고 그랬어. 전기세 나오면 또 눈치 보이니까. 추워서 손이 얼어 있었어.

그냥 지저분해. 우리 어디 방 얻으러 가면 솔직히 이것저것 다 따지잖아. 근데 여기는 아무리 일하는 장소라고 해도 사람이 먹고 자고 하는 방인데. 다른 곳 한 달 월세랑 똑같은 돈인데 여기서 월세 내고 그 돈 주고 먹고 사는 거지. 필요하니까. 그때는 몰랐죠. 지금 같으면 안 살지.

자기들(업주들)이야 좋지. 자기들은 가만히 누워서 손 까딱 안하고. 돈 벌고. 아가씨들은 벌레 나오는 곳에서 사는 거야. 갈취하는 거지. 주인은 돈도 빼러 안 가. 다 아가씨들이 가고 아쉬운 사람이 가는 거지. 주인은 무조건 공짜로 돈 버는 거야. 손 까딱 안 하고. 어느 주인이나 마찬가지야. 경찰 오면 월세 30만 원 준다고 말하라고 하고. 안 걸리려고(단속). 경찰한테 말하면 걸리니까. 30만 원 50만 원씩 세 얻었다고 시켰어.

동물원 원숭이 같고, 시장통의 생선 같이 느껴졌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동물원 원숭이 같았어요. 다 쓰러져 가는데 여기서 어떻게 살아. 이렇게 춥고 이렇게 더운데 어떻게 일해. 1년 반 정도는 동물원 원숭이 같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왜 길 나가면 쳐다보지도 않는 외국 애들인데, 내가 왜 시장에 보면 널려있는 생선처럼 값이 매겨져야 하지란 생각을 했죠. 외국 애들이 얼마? 얼마? 하길래 내가 시장통의 생선 대가리냐? 그랬었어요. 처음엔 가만히 마네킹처럼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는 변했죠. 처음엔 떠나고 싶다고 생각 많이 했어요. 근데 옆에 다른 언니들이 있어줘서 버텼던 것 같아요. 이제는 흥정까지 하네. 이제는 더 시장통이 된 거에요. DC, DC 깎아주세요 이러니까. 우리를 보면서 어떤 게 더 예쁘고 맛있게 생겼나 이런 것처럼. 그냥 상품이었죠.

내 모든 것이 다 그곳에 있었고, 내 젊음도 그곳에 있었어요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제가 여기를 처음으로 들어왔잖아요. 다른 곳 돌아다니지도 않고. 다른 아가씨들이 오면 언니 왜 여기에서만 있냐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해도 저는 안 갔거든요. 제가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벌었던 곳이라고만 생각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 쉼터였죠. 내 모든 게 다 그곳에 있었고, 내 젊음도 그곳에 있었어요. 먹고 자고 씻고 하는 곳이 다 그곳이었으니. 내 인생이었죠.